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2년 2분기 문학나눔 도서 선정


출판사 제공 책소개
같은 반이었고 학교가 끝나면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던 ‘나’와 ‘친구’. 겨울 방학이 지나고 오랜만에 ‘친구’와 다시 마주친 ‘나’는 사소한 일로 ‘친구’와 어색한 사이가 되고 만다. 한번 인사를 놓쳤을 뿐인데, 어쩌다 눈을 피했을 뿐인데……. 그네를 타고, 자전거 시합을 하고, 모래 장난을 하며 온몸으로 함께하던 모든 날을 잃어야 하는 걸까? 봄꽃이 환하게 필 때까지도 ‘친구’는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한 달을 근심하던 ‘나’는 봄 햇살이 책상에 고루 내려앉은 어느 날,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다른 이와 시간을 보내도, 사랑하는 강아지와 함께 걸어도, 결코 잊히지 않는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잊었던 용기』는 휘리 작가가 유년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웹진 『비유』 수록)를 그림책으로 구성해 펴낸 것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우정을 되찾기 위해 처음 용기 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투명한 수채화 그림으로 모든 장면을 연출하였다. 담백한 글과 서정적인 자연 풍경의 어울림으로, 때로는 빛깔과 바람의 방향만으로 인물이 느끼는 시간의 중력과 감정을 담아냈다. 이야기는 ‘나’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기다렸을 ‘친구’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꾹꾹 눌러 왔던 ‘나’의 마음을 ‘친구’가 알아주고, 밝게 인사하며 둘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장면은 안도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누군가와 우정을 나누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넌지시 일러 주기도 한다. 주변이 온통 하얀 겨울부터 시작된 두 아이의 이야기는 연둣빛 싹이 움트는 봄, 녹음이 짙은 여름을 지나 갈대가 휘어지는 가을이 되어서야 끝을 맺는다. 놀이터로, 공원으로, 들판으로 이어지며 더 따뜻하고 너른 곳을 향하여 걸어가는 두 아이의 모습이 오래도록 지속될 우정을 꿈꾸게 한다. 서두르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가 독자를 보다 다정한 곳으로 이끄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추천사
"멈추었던 관계를 움직이는 일은 가끔 바위를 미는 것처럼 무겁다. 이럴 때 먼저 마음을 여는 방법을 이 그림책은 알려 준다. 작가는 내게만 스산한 바람이 부는 것 같은 성장기의 어느 오후를 물에 비친 증언처럼 투명하게 기록한다. 우정은 계속되는 용기의 결과다. 다치기 쉬운 마음을 이해해 줘서, 그래도 한 발 더 나아가라고 말해 줘서 두 번 고마운 책이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딱 한 걸음만 내디디면 단단한 벽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한 번 벽을 허물어 본 아이들은 두 번째, 세 번째 벽도 허물 수 있다. 관계의 벽 앞에서 주저하는 아이들의 등을 부드럽게 밀어 주고 싶을 때 이 그림책을 읽어 줄 것이다. 책이 주는 다정한 용기에 힘입어 아이들이 저마다 한 걸음 내딛기를 응원한다.
-이시내 (초등교사, 그림책 매거진 라키비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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